달력

52024  이전 다음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나의 깨달음은 언제부터 인가?




옛날 어릴적 내 이야기 하나를 들려 줄께
아주 오래 전 내 어릴적에 어머니가 새 신발을 하나 사주셨어…,


하얀색에 강아지가 그려진 운동화였지.

아침 일찍 학교가는 길에  새로 산 하얀 운동화를 조심스레,,,, 

사실 자랑스레 신고 집을 나섰지.



학교에 도착해서 조심스럽게 새로 산 운동화를 교실 앞 복도에 놓인 신발장에 신발을 넣어야 할 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신발장에 운동화를 넣으려다가 말고 몰래 운동화를 가방에 넣고서 교실에 들어갔어,,,


내가 태어나 처음으로 일탈하는 행동이었지만 

그때는 그것이 잘못이라든가, 해서는 안된다든가 하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고 

단지 소중한 내 신발을 어떻게 지킬것인가만 생각했었어.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갑자기 소나기기 내렸어,,,
지금 생각하면 그때는 왜 그렇게 갑자기 소나기가 자주 내렸는지 모르겠어








그 순간 내 머리 속이 하얀 운동화처럼 하얗게 백지처럼 되는것 같았어.
어떻게 그 운동화를 젖지 않게 온전히 하얗게 지켜낼 것인가만 생각했어.


그래서 몸을 피하는게 아니라 신발을 숨기기 위해 비를 피해 어느 집 처마 밑을  찾아 한참을 서 있었어.
왼쪽 신발을 다리 뒤로 숨기고 그러다 오른쪽 신발을 닦으면서 숨기고...,


얼마 동안을 그렇게 서 있었는지 몰라…,



그때는 집에 가는 생각보다 신발 생각을 더 많이 했으니까,,, 
길 위에 같이 걸어오던 친구들이 하나 둘씩 보이지 않자 조금 불안해지면서 회색 하늘이 금방이라도  어두워 질것 같았어 




밤이 무섭지 않던 용감한 어린아이였는데,,,

집에 돌아가지 못해서 인지 그날은 무서워지더라구...,



그리고 학교 친구들이 보이지 않아서 일까 외롭기도 했어

외로움이 무서움이 되던 처음 일이였어….,









이내 나는  무서운 결심을 해야 했어비를 맞고 걸어가기로 말야
그래서 숨어있던 처마 밑을 나와서는 조심스레 천천히 걸었어 


사실 뛰어가면 더 젖을 것 같아서 말야…, 

내 걸음과 상관없이 비가오면 이미 젖어버린다는 것도 모르고 말야,,,


그게 내 어린적 순수한 마음의 전부였어…, 




몸은 비에 젖어도 감기 걸릴것 같지 않았는데,,,
신발이 젖으면 내 마음이 감기 걸릴것 같아서 조심스레 걸어갔어. 


그런데 내 의지와 달리 나도 몰래 신발이 어느덧 젖어가고 있었고,

우리집 하얀 백구같던 흰 운동화가 하얀 색깔이 아니더라구...,


마음이 혼란스럽고,금방이라도 울어버릴것만 같은데…,


지금은  어느누구도 날 도와줄 수 없고 나 혼자 집으로 가는 길이니까
내가 스스로 혼자 해결해야만 한다는 것을 알았어


난 주저없이 하얀색 강아지 백구같던  하얀 운동화를 씩씩하게 빗물이 고인 물 웅덩이에 두 발을 모두 집어 넣어 버렸어

금방이라도 눈물이 나올것 같았지만…,









근데 그 순간 눈물이 아니라 미소가 입가에 번지는 것을 알았고
회색빛 하늘이 높고 푸르게 청명한 색깔로 바뀌는 순간이였어…,


일순간 마음에 평안과 안식이 찾아왔어

그 백구같은 이쁜 새로 산 하얀 새 신발이 흙물에 묻어 양말까지 다 젖어버리고 

아침에 신고 나올때의 순백의 설록같은 하얀 색은 찾아볼수 없었지만 


그제서야 내가 자유롭고 편안해지는것을 알았어
그러자 비를 즐길 마음이 생기더라구..., 



그때...,

학교가 끝나면 돌아오는 길에 늘 혼자 즐겨 부르던 동요가 생각났어.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라는 동요가 입에서 새어 나왔어...., 







어제 밤 무서운 꿈을 꾸고 눈을 떴는데...,

이 동요가 입에서 불러지더라구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어릴적 이 노래가 아름다운 이야기가 되어서 내게로 돌아 왔어….,



-그리운 것이 어디 그대뿐이겠는가?의 그리운 그 어린시절 작은 깨달음이 주는 행복중에서-





Posted by 멋진글잡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