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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3.07.25 모기향을 피우며...,

모기향을 피우며...,

잊혀진 만큼 그리움은 더 오래 기억된다.

먼나먼 아프리카에서도 파리에서도 세계 어느 곳에서도 한국 같은 정서는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여름 모기 물리지 않을려고 한국에서 가져간 모기향을 피울때면 

그 향기에 취해 아련한 어린 시절 마당 한가운데 평상에 앉아 늦은 밤 깨알같은 하늘을 바라보며 

여름을 지새우던 기억이 납니다.

사람이란게 나이가 들어갈수록 고향의 음식은 그립지요.

어른이 되어가면서...,
제일 그리운것은 어린 시절 엄머니가 해주던 음식입니다.그 음식이 그리울 때면 항상 어머니가 그립습니다.

아내가 해 놓은 부추 김치가 맛있게 익어갈때면 어머니가 맞춰 놓은 내 입맛은 운전중 자동차 라디오를 켜듯이 이미 고정되어 맞춰진 채널처럼 바꿀수가 없습니다.

지난 어린 시절 내 여름의 기억은 그냥 지나쳐 버리지 못하는 집으로 가는 골목 모퉁이를 돌 때처럼 어느 집에서인지 모르는 골목 가득하게 풍기던 여름 수박향이 함께 납니다.

어둠이 어둑해지고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가기 위해 골목을 접어 들면 들리던 어느집 목욕탕에서 시원한 물을 푸던 물 바가지 소리 그리고 그렇게 향기가 좋은게 있을까 하며 들어다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던 불이 켜진 

어느집 목욕탕 작은 유리창가의 샴푸향이 그립습니다.

그렇게 내게 그리움은 평생 지나가지 않은 그 여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내게 그리움이란 잊고 지내던 기억들이 어느 여름 문득 소나기가 내릴때면 잊혀졌던 기억이 고스란히 

비와 함께 찾아오는 비의 냄새와 같습니다.

비린듯한 초록의 비의 향기는 아직도 지나가지 못한 내 여름입니다.

아무리 비누칠을 하고 문질러 지우려 해도 지워지지 않고,

아무도 열지 못하게 꼭꼭 닫아두려 해도 닫아지지 않는 몹쓸 놈의 그리움...,


파도가 철썩이면 수평선 넘어 있을 눈에 보이지 않는 고향 생각이 나고,어느날 아내가 사온 고등어,꽁치의 

짠 바다냄새가 날때면 마음은 항상 그리운 고향으로 달려갑니다.

이렇게 그리움은 질기고,능청스러워서...,

잊혀진듯한데 기억나고,잃어버린듯한데 호주머니에 손을 넣으면 잡히는 어제 쓰고 돌려 받은 십원짜리 동전 마냥 쓰지도 못하고 버리지도 못합니다.


그렇게 그리움은 내 마음에 항상 함께 있습니다.

2013.7.25일 파리에서

 

 

 

 

Posted by 멋진글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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