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왠지....
청운의 시절 가슴에 외우고 살던 시가 그립습니다.
그 사람을 가졌는가 / 함석헌
만리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 맡기며 맘 놓고 갈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마음이야'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 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여도 너희 세상 빛 위해 저만은 살려두거라' 일러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 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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