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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따사로운 봄날

난 발길 닿는대로 가고 있었어





얼마나 걸었을까?
난 몽파르나스 묘지에 와 있었어





세상 밖에서는
사람들이 분주하게 다니고 있었어

여행객들을 싣은 관광차가
저멀리 따스한 햇살 속에 있었어





우리의 삶은 흔적을 남기고 가기 위한 발걸음은 아닐런지...,생각했어
우리의 존재는 죽어서도 기억되길 원하는 흔적으로 남길 원하는지도...,모른다 생각했어


돌이켜 보니 우리의 인생은 너무나 짧은것 같아
아침에 눈뜨고 일어나면 어느새 저녁이 오듯이 그렇게 너무나도 빠른것 같아서 더 소중했어

묘지에서 사색하며 공부하는 한 소녀를 보면서 묘지 안에서 보이는 세상과 
세상에서 보이는 묘지 안의 모습이 햇살처럼 눈부시게 찬란하다는 생각을 했어 







세상 밖에는 새까맣게 우뚝 선 몽파르나스 타워가 보였고,
다른 세상 안에서는 누군가의 흔적같은 멋진 조각 장식이 묘비를 대신하고 서 있었어











눈물보다는 기쁨,
외로움보다는 그리움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세상에 살면서는 하나님을 마음으로 믿고 살았을텐데,
죽어서는 가슴에 품고 잠든 그들을 보면서...,생각했어





살았을때 가슴에 품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어...,
떠나면 품을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야


돌아가는 나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 묘지를 한참동안이나 바라보았어





녹물같은 눈물을 흘리는 가시관을 쓴 예수 그리스도가 새겨진 십자가 아래에서 
눈물을 흘리는 여인(어머니?아내?) 그리고 그의 녹슨 투구...,


바로 그 아래에 새겨진 흔적을 나는 읽었어

"1917년 8월 20일 27세의 나이에 프랑스를 위해 죽어간 
122연대 - 소위 쟝 마리 아티에르가 여기 잠들다"





이렇게 모든 사람들은 누구나 다 사연을 가진 흔적을 세상에 둔채 떠나간다는 사실이 
오늘 내내 하루 종일 나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어

세상이 힘들게 할때,
세상 앞에 나가야 할때,
나는 항상 돌아간 자들이 남긴 흔적을 둘러보지

나를 돌아보기 위해서 말야...,
그래야 후회없는 시간을 살테니까...,


나는 이렇게 오늘 하루가 참 아름답고 행복했어.


<파리 몽파르나스 묘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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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멋진글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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