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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병 시인의
"나의 가난"은 이란 시를 읽고 있습니다.


나도 그처럼 여전히 가난한듯 합니다.
내 손에 쥐고 있는것은 손을 펴면 날아가버릴 바람 한줌입니다.


그런 가난함들...,


가슴에 무엇이 담겨 있는지,
나는 채우지도 채워지지도 않는 바람처럼 가볍고,왔다간 흔적도 없는 피상의 그 무엇을 채우고 있는지...,









- 나의 가난은 - 천상병
오늘 아침을 다소 행복하다고 생각한 것은
한잔 커피와 갑속의 두둑한 담배
해장을 하고도 버스값이 남았다는 것.

오늘 아침을 다소 서럽다고 생각하는 것은
잔돈 몇푼에 조금은 부족이 없어도
내일 아침 일도 걱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난은 내 직업이지만
비쳐오는 이 햇빛에 떳떳할 수가 있는 것은 
이 햇빛에서도 예금 통장은 없을테니까...,

나의 과거와 미래
사랑하는 내 아들 딸들아,
내 무덤가 무성한 풀섶으로 때론 와서
괴로왔을 그런대로 산 인생 여기 잠들다,라고
씽씽 바람 불어라....









아직도 그가 그립다는것은,
시의 영향력이 아니라 그의 영향력이라 믿습니다.

나는 그를 생전에 한번도 만나보지 못했지만
가슴으로는 그를 만났고,
또 귀천으로 그를 만났습니다.

늘 그랬던것이지만 
오늘은 나도 그처럼 가난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쥐었던 손을 펴니...,

원래 없었던 것을 가지고는 
바보처럼 가득 찬 줄 알았습니다.

어쩌면 좋은가?
채워지지도,
담아두지도 못하는 내 존재의 가벼움들…, 

어쩌면 좋은가?
내 가난함들을...,


Posted by 멋진글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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