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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을 맞이하며-

진정 자기의 삶이 위대한 분들은 자기의 무덤을 만들지 않고 묘비명도 쓰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사람은 살았던 흔적을 남기고 가길 원하는데...,
그들은 왜 그럴까?



세상에서 정말 위대한 사람들은 지구가 존재할때까지 남는 오랜 기억보다 
잊혀질 한 순간이라도 인류를 위해 한순간을 남기고 가는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불꽃은 맨 위 불꽃의 끝점이 가장 뜨겁다고 합니다.
가장 잘 타오르던 불꽃은 완전히 타서 절대로 불씨로 남지 않는 법입니다.


순간을 오래 머물 줄 아는 사람이 위대한 사람입니다.









이제 완연한 봄의 계절입니다.
봄이 우리에게 다가오는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을 제대로 말한다면...,
사계절이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이미 순서에 의해 놓여진 사계절의 순간 사이를 우리가 시간을 맞추어 다가가는 것 입니다.


시절은 보내는 것이 아니고 만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가 다 만남을 통해 이루어진 존재들인 것입니다.



나는 하나님을 만나기 전에 먼저 두분의 육적 만남으로 잉태되었으며,
그런 태초의 만남을 통해 나는 또 나의 만남을 만났으며,그 만남은 또다른 만남을 잉태하였습니다.


수많은 존재가 만나는 만남은
시간이 존재하는 한 영원히 계속된다는 것입니다.


삶과 B(irth)와 D(eath)사이의 C(hoice)이다.라고 말한 샤르트르의 말이 귀에 들려오는듯 합니다.









우리가 어떠한 곳에 숨어도 죽음은 우리를 찾아옵니다.
죽음을 피할수 있는 곳은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하지만 만남은 죽음보다 더 강하고,죽음 위에 세워지는 탑은 만남입니다.
새로운 삶은 있을수도 없고 있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왜냐면 미리 정해진 것이기에 우리에게는 새로운 것처럼 보일수 있으나 그것은 이미 오래전 준비 된것일뿐입니다.
그러한 이유로 오래 남는것보다는 순간을 남기고 가는 사람이 위대한것입니다.




Posted by 멋진글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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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이 어두운 방에 

깨어 있는 것은 책상위에 놓인 스탠드와 애플 노트북 그리고 나


항상 이렇게 밤이면

나란히 앉아서 서로의 다정한 이야기를 듣고 있다.


나의 모든 것을 담아주는 작은 울림같은 영어와 한글의 알파벳 철자들...,

그들이 움직일마다 나의 삶이 하나둘씩 항아리에 담겨지듯 작은 울림들이 쌓여간다.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오로지 나만 바라보고 있는 주황색 할로겐 스탠드

내가 아플때나 슬플때나 기쁠때나 나를 환하게 밝혀주고 늘 밝은 모습으로 나를 바라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은 나...,


순간을 잡을수 있는 것은 시간이 아니라 기억이다.

내 머리 속에는 지금 수많은 순간이 기억되어 있다.


오늘은 어떻게 기억 되었을까?

어제는 어떤 기억들로 채워져 있을까?


어린 시절 어머니를 불러본다.

어린 시절 달콤하게 잠들던 베개에 배인 나의 냄새가 난다.


옆집 미애가 "학교 다녀왔습니다."를 외치고 철 대문을 여는 소리가 들린다.

그렇게 그리운 내 첫사랑 그녀의 목소리가 들린다.



수많은 나만의 기억은 그리움이라는 암호로 저장되었고,

이제 그리움이라는 파일을 열기만 하면 쏟아지는 빛나는 나의 별들을 구경하고 있다.


내 머리 속에 잠긴 생각만큼...,

내 기억 속에 담긴 그리움들...,









부드러움이 단단함을 이기고,

연약함이 강함을 이긴다.


사랑을 이길수 있는 것은 그리움이다.

사랑이 순간이라면 그리움은 영원함이다.


잠시 책상에서 발코니로 통하는 여닫이유리문을 바라본다.


듬성 듬성 깨어있는 어느 집 그 불빛들이, 

마치 사방이 어두운 까만 바다에서 넘실대는 고기배의 불빛처럼 나의 눈에 일렁거린다. 


나의 눈은 이미 희미한 안개 속을 걷는듯 이내 아무것도 바라볼수 없다.


가슴에서 빗소리가 난다.

눈가에 뜨겁게 흐르는 것은 무엇일까...,


새벽이 이토록 아름다운 이유는 시린 영혼을 닮아서이다.

내가 새벽에 깨어남은 시린 가슴으로 다가오는 이 순간 때문이다.



삶의 남겨진 시간만큼 깨어난 시린 가슴은 새벽을 부대끼며 살아야 하는데,

아직도 보내지 못한 밤을 두고서 나는 언제까지나 새벽을 그리워하며 살아야 하는가.




남겨진 시간만큼 시린 새벽을 만나야 하는걸까...,


아니다...,

어찌보면 만나는 시린 새벽 만큼이 내게 남은 시간이 되는거다...,


그리움은 순간이 아니라 영원한거니까...,




Posted by 멋진글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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